
[이코리아]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이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 및 방위산업체인 오스탈(Austal)의 지분을 인수하며, 글로벌 조선·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번 투자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이 글로벌 방위산업 및 조선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19일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에 따르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지난 17일 호주증권거래소(ASX)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의 지분 9.91%를 직접 매수했으며,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TRS란 신용파생상품으로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자산에 연동된 수익 손실만 수취하는 금융 계약이다.
이어 18일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오스탈 지분 19.9% 투자 승인을 신청했다. 이번 투자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시스템(60%)과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어로스페이스(40%)가 공동 출자한 호주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됐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은 지난해 10억 호주달러(약 8,800억 원)를 제시하며 오스탈의 100%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시 오스탈 이사회와의 협상 과정에서 실사 허용 조건 및 당국 승인 불확실성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FIRB 승인을 우선 확보한 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은 서호주 헨더슨과 미국 앨러바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약 142억 호주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시장 점유율 40~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의 매출 중 80%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지난해 12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오스탈 지분 인수를 통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미국 내 군함 건조 및 정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 해군의 군함 현대화 수요 증가와 동맹국 간 조선 산업 협력 강화 추세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사장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오스탈사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방위 및 조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략적 투자자로서 오스탈사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며, 호주 현지 방위산업 및 해군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은 최근 미국 군함 노후화 및 건조 능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발을 들인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오스탈의 미군 함정 건조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미국 내 군함 건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8일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의 오스탈 지분 인수 소식에 이날 증시에서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시스템은 18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31% 상승한 4만1,3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장중 9% 이상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오션(6.68%),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3.62%),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어로스페이스(1.46%) 등 그룹주 전반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시스템은 19일 오후 12시 11분 기준 0.85% 상승한 4만1,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iM증권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스탈의 최근(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9.9%로 매우 크다며 “이 같은 외형 확장이 당장 그룹의 연결실적으로 반영되지는 않겠으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이 미국 함정 사업에 진심임을 충분히 보여주는 좋은 투자”라고 평가했다.
변용진 iM연구원은 “이번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의 오스탈 지분인수는 결국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오션과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에어로스페이스,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시스템 등 그룹사 전반에서 추진되고 있는 미국발 특수선(군함) 사업 확대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FIRB 승인을 획득할 경우, 오스탈의 최대주주인 Tattarang Ventures(17.1%)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이사회 진입을 통해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오스탈의 미군 함정 건조 노하우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은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오션 인수(2022년) 시점부터 전략적으로 특수선 분야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군함 노후화 및 구조적 건조 능력 부족 문제가 부각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2023년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시장에 진입했으나, 군함 건조 경력이 없어 라이센스 취득 및 노하우 획득이 필요했던 상황인데, 오스탈은 이미 미국 소형 함정 건조 및 서비스·정비 이력이 풍부하다는 측면에서 안성맞춤인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호주 FIRB(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 미국 CFIUS(외국인투자위원회), DCSA(국방방첩안보국)의 승인이 필요해 인수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며, AUKUS(오커스,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미국이 체결한 3자 방위 파트너십) 동맹국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함정 건조 계획을 지원할 수 있는 주요 동맹국이며, AUKUS Pillar 2 후보국으로서 기존 대비 더 높은 군사동맹 강화 가능성이 있어 미국·호주 정부의 긍정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그룹은 이미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필리조선소(미국) 인수와 AS-21 생산기지(호주) 건설 등 양국과 적극적으로 경제 협력을 진행 중인 기업임이 고려될 것”이라며 “오스탈 인수에 성공할 시, 미국 해군 군함 현대화 사업에서 크게 앞서나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