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MG손보청산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자칫 바카라사이트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3일 MG손해바카라사이트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금바카라사이트공사는 지난 2022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관리를 맡아 꾸준히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네 차례에 걸친 공개매각 시도에서 매수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결국 예보는 지난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매각 방식을 변경했고,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노조의 거센 반발로 보인다. 예보는 계속된 매각 실패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지자, 인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반적인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메리츠화재에 MG손보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 경우 메리츠화재는 MG손보의 우량자산·바카라사이트 등만 선택적으로 인수하면서 고용 승계 의무는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바카라사이트손보 인수를 강하게 반대하며 실사에도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개인 신상정보, 기업기밀사항, 영업기밀, 상품기초서류 등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요구할 수 없는 자료를 요구해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예보는 노조 요청에 맞춰 실사 방안을 수정했음에도 여전히 노조가 실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지난달에는 예보와 메리츠화재 바카라사이트손보가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바카라사이트손보 전 직원 중 10%를 고용승계하고 6개월의 퇴직위로금(총 25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최종협상안을 제시했으나, 결국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에 불참했다.
메리츠화재로서는 P&A 방식이 아닌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M&A로 바카라사이트손보를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보가 50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바카라사이트손보 경영정상화에 최대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채 및 고용승계 부담까지 짊어지기는 어려웠다는 것.
게다가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증권·캐피탈 등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 금융당국이 메리츠화재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점도 메리츠화재가 바카라사이트손보 인수전을 완주하기 어렵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하면서 바카라사이트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MG손보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600~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기준 278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자본잠식(-184억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바카라사이트사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또한 지난해 3분기 기준 35.91%(경과조치 후 43.37%)로 금융당국 권고기준(150%)은커녕 바카라사이트업법 상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상당한 규모의 공적자금 지원을 약속받은 메리츠화재마저 인수를 포기한 만큼, 새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새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해 MG손보가 청·파산 방식으로 정리될 경우 MG손보 바카라사이트 약 124만명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보험사가 청산되면 금융당국이 바카라사이트 보호를 위해 기존 계약을 타 보험사로 이전한다. 실제 지난 2002년 리젠트화재가 청산되면서 보험계약이 상위 5개사로 나뉘어 이전됐고, 예보는 이들 보험사에 약 238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MG손보가 보유한 바카라사이트을 다른 보험사들이 얼마나 받아줄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이 강제로 계약을 떠넘길 수도 없는 만큼 자칫 계약이전 없이 MG손보가 청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금자보호법상 바카라사이트는 5000만원까지만 해약환급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MG손보의 경우 5000만원 초과 상품 계약자는 법인 9112곳, 개인 2358명 등 총 1만1470명으로 계약 규모는 총 1756억원에 달한다.
실손·장기바카라사이트 계약자들도 다른 바카라사이트사에서 기존과비슷한 조건으로 재가입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예보 또한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각이 어려울 경우, 바카라사이트에게 예금보험금을 지급하고 청·파산 방식으로 정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에 하나 예금보험금 지급 후 청·파산 방식으로 정리할 경우 바카라사이트 124만명의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예보는 지난 13일 “매각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도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바카라사이트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