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메이저사이트 대통령. 출처=메이저사이트 백악관 공식 엑스(X)계정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메이저사이트 대통령. 출처=메이저사이트 백악관 공식 엑스(X)계정 갈무리

[이코리아]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메이저사이트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면서 세계 각국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4일 AP통신·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을 종합해보면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가 잇따라 파리메이저사이트 탈퇴를 검토하고 있어 국제 사회의 기후 대응 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 파리 메이저사이트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과 유엔에 보내는 통보 서한에 서명했다.

파리 메이저사이트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채택된 국제 메이저사이트으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고, 가능하면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걸 목표로 한다.

195개 국가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해 이행하고,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Net Zero Emissions)을 달성하자는 장기 목표도 세웠다.

미국은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메이저사이트에 서명했는데, 이듬해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저사이트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관련 규정에 따라 2020년 11월4일 효력이 발휘됐는데, 2021년 1월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은 파리메이저사이트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납세자의 세금이 "미국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 국제 메이저사이트에 사용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자체적으로 환경 및 경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것이며, 다른 국가들이 이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P 통신-NORC 공공문제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절반이 기후 메이저사이트 탈퇴를 위한 미국의 조치에 ‘다소’ 또는 ‘강력하게’ 반대하며, 공화당원조차도 압도적으로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성인 10명 중 약 2명만이 파리 메이저사이트 탈퇴를 ‘다소’ 또는 ‘강력하게’ 찬성하는 반면, 약 4분의 1은 중립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파리메이저사이트 탈퇴에 대한 반대의 대부분은 민주당에서 나오지만 공화당도 어느 정도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원의 절반 미만이 기후 메이저사이트 탈퇴에 찬성하는 반면, 약 10명 중 2명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유럽기후재단의 CEO이자 파리메이저사이트의 핵심 설계자인 로렌스 투비아나는 미국의 탈퇴를 유감스럽게 여기면서도 "기후 변화 대응 조치는 어느 한 나라의 정치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투비아나는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까지 청정에너지 기술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며, 메이저사이트의 탈퇴가 글로벌 청정에너지 붐을 저해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의 탈퇴 선언 이후,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가 파리메이저사이트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F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기후 및 에너지 특사 하심 조조하디쿠수모는 자카르타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이 메이저사이트을 준수하지 않는데, 왜 인도네시아가 이를 따라야 하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것은 정의의 문제"라며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미국이 인도네시아보다 4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FT가 아르헨티나 관리들이 파리 메이저사이트을 탈퇴하는 제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은 1950년 이후 대기 중에 배출된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거의 22%를 책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력의 66%를 석탄에 의존하며, 니켈 생산 확대를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를 지속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2040년까지 석탄 폐지를 목표로 하지만, 재생 에너지 전환에는 2050년까지 약 1조2000억 달러가 필요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이저사이트과 일본이 주도한 2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프로그램(JETP)은 기대에 못 미치며, 인도네시아는 공여국들의 지원 부족과 정책적 논란으로 인해 지속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의 수장국으로, 인도네시아가 파리메이저사이트에 탈퇴하면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아세안 10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5위인 브라질을 넘어서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역시 파리메이저사이트 탈퇴를 고려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후 위기를 "사회주의적 거짓말"이라고 표현하며, UN 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열린 COP29 UN 기후 정상회의에서 아르헨티나 대표단은 행사 시작 3일 만에 철수해 국제 사회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자 전 세계에서 24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로,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매장량을 포함한 상당한 화석 연료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아르헨티나가 파리 메이저사이트에서 탈퇴할 수는 있지만 절차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파리 메이저사이트의 조항에 따르면 회원국은 12개월의 통지 기간을 유엔에 제출하지 않고는 메이저사이트을 탈퇴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메이저사이트 탈퇴 역시 '유엔 통보 후 1년' 유예에 따라 2026년 1월까진 효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부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기후 보호를 우선하는 국가들이 탈퇴국과의 무역을 축소할 수 있으며, 국제 금융기관이 기후 친화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 FT는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 파리메이저사이트 탈퇴 시 글로벌 탄소 시장에서 배제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파리메이저사이트 탈퇴 이후 국제 기후 대응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사이먼 스티엘 UN 기후변화 사무총장은 "기후 재해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으며, 이를 무시하면 글로벌 경제에서 뒤처질 것"이라며 메이저사이트의 지속적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파리메이저사이트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모든 국가의 건설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가 실제로 파리메이저사이트을 탈퇴할지,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국제 기후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문제다.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 체계가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각국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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