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슬롯사이트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가 한남동 관저 앞에서 슬롯사이트경호처와 대치 끝에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철수했다.
공수처와 경찰·국방부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날 오후 “계속된 대치 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집행 저지로 인한 현장 인원들 안전이 우려돼 오후 1시 30분쯤 집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검토 후에 결정할 예정”이라며 “법에 의한 절차에 응하지 않은 피의자의 태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 팀장인 이대환 수사3부 부장검사와 수사팀은 관저 앞에 도착한 뒤, 차에서 내려 대기하다가 오전 8시 2분쯤 바리케이드가 열리자, 안으로 진입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도 형사들을 보내 지원했다. 경찰에 따르면 관저 인근에는 체포영장 집행과 충돌에 대비해 기동대 45개 부대(부대당 60명), 경찰 인력 약 2700여명이 배치됐다. 아울러 경찰 기동대 버스 135대가 현장에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은 1, 2차 저지선을 통과하고 관저 건물 앞에서 경호처와 5시간 30분 동안 대치 끝에 빠져나왔다.
수사관들은 박종준 슬롯사이트경호처장에게 체포 및 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박 처장은 경호법과 경호구역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향후 조치는 검토 후 결정한다”고 했다. 이번에 발부된 영장의 시한은 6일까지다. 공수처가 추가 집행을 시도한다면, 이번에도 경호처의 저지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현직 슬롯사이트이 체포된 사례는 드물지만 역사적으로 몇 가지 사례는 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페루의 슬롯사이트을 지낸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부패와 인권 침해 혐의로 탄핵되었고, 일본으로 도피한 후 2005년 칠레에서 체포됐다. 파키스탄 전직 군사 지도자 겸 슬롯사이트인 무샤라프는 2013년 귀국 후 반역죄로 기소되었고, 이후 체포됐다. 202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직 슬롯사이트 제이콥 주마는 부패 혐의로 감옥에 수감됐다.
현직 또는 전직 슬롯사이트이 체포되는 사건은 정치적 불안을 야기하며, 이는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시장 변동성과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해외 현직 슬롯사이트 체포 사건들은 정치적 혼란 가중으로 인한 외환위기 및 대규모 약탈 등 사회적 혼란 발생으로 경제 회복이 느려졌다.
다만 한국은 오히려 슬롯사이트 체포로 말미암아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로 인한 경제 안정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공수처가 윤 슬롯사이트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하고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9%(+42.98) 오른 2441.92에, 코스닥 지수는 2.79%(+19.13) 상승한 705.76에 각각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오른 1489.0원으로 출발한 직후 1474.1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3시 30분 기준 1467.1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조정 및 재정지출 확대 등 중앙은행 및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경제 회복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정부의 노력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정국 불안과 경기 부진에 따른 환율 상방 압력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는 당분간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3회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가 없지만, 실질 기준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1월 금통위에서 3회 연속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한은의 정책 여력과 효과를 감안하면 1월은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과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물가 우려로 한은은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그리고 낮게 금리를 인하하기는 부담이다. 결국 경기에 대응해 재정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도 본예산이 통과되자마자 추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짚었다.
임 연구원은 “2025년 국채 발행 규모는 197조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인 가운데, 추경 그리고 올해부터 시작될 외평채까지 고려하면 최대 200조원 중반 내외의 국채가 발행될 것”이라며 “연초 효과 등으로 크레딧 발행이 나타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발행 부담으로 자금 집행을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달러-원 환율이 1486.7원까지 오버슈팅하며 지난해 4분기 평균으로는 1399원에 마감했다”며 “당분간 마땅한 환율 하락 재료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1월 약세 압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및 연준발 강달러, 대내적으로는 정국 불안과 경기 부진에 따른 환율 상방 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또 “상반기 대내외 약세 압력이 지속되면서 달러-원 전망은 상향 미 상고하저 방향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1분기 평균 달러-원 전망은 144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대내외 원화 약세 재료는 연초보다는 1분기말, 1분기말보다는 2분기말에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3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지금 기업들 입장에서는 가장 큰 관건이 환율이다. 환율이 1450~1400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오는 20일 출범하게되면 바로 관세 폭탄으로 이어지게 된다. 기업들은 그런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미 접촉 채널이 없는 상태”라며 “또 조기 대선 정국으로 가면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는 무조건 ‘홀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