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흥시 블루밍바카라, 촬영-유호경 기자]
[이코리아]시흥 시화공단 근처엔 특별한 바카라가 있다. 정왕동에 있는 시흥 블루밍 바카라는 근로자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곳이다.<이코리아는 시흥 블루밍 바카라는 지난 11월 문을 연 후 인근 공장 근로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는 25일세탁현장을 찾아갔다.
경기도는 영세·중소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노동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블루밍 바카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안산, 시흥, 파주 3곳에서 운영 중이다.
바카라이란 이름은 공모전을 통해 결정된 것으로, 노동자를 칭하는 블루(blue)와 꽃이 만개하는 바카라(blooming)을 합쳐 ‘노동 존중’의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블루밍 바카라에서 취급하는 세탁물은 기름 및 유해 물질이 묻어있는 작업복이다.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영세 사업장의 경우, 사업장 내 작업복을 세탁할 수 있는 별도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세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작업복을 가정에서 세탁하게 되면 작업복에 묻어 있는 화학 물질로 인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근로자들의 우려를 해결하고자 경기도는 2023년 ‘경기도 노동자작업복 바카라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만들어 블루밍 바카라의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시흥 블루밍 바카라는 안산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곳으로 기존에 공장으로 쓰이던 곳을 새로 단장해 약 390㎡(118평) 규모의 바카라로 탈바꿈했다.
시흥시 블루밍 바카라는 주말 및 공휴일을 제외하고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시화 산단과 인근 영세·중소사업장은 물론이고 시흥 내 영세·중소사업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체를 우선 지원한다. 단, 개인이 직접 세탁을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유의해야겠다.
세탁 비용은 춘추복과 하복은 상·하의 각각 500원, 동복은 상·하의 각각 천 원으로, 기존 바카라의 세탁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게다가 각 사업장에 직접 방문하여 수거부터 세탁, 건조,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의 편의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세탁하기 어려운 작업복이라고 독한 세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시흥 블루밍 바카라의 임준형 팀장은 “친환경 세탁세제를 사용하고 무독성 드라이와 고온 세탁을 통해 유해 물질을 제거하고 있다”라며 “여기서 사용하는 세제는 일반가정에서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성능과 성분이 좋은 것으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시흥 블루밍 바카라는 11월에 개소했지만,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것은 1월”이라며“현재 고정적으로 매주 가는 곳이 85곳, 분기별로 요청이 오는 곳이 25곳, 나머지는 직접 가지고 오신다. 총 113곳의 거래처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입소문을 통해 거래처가 늘기도 한다. 임 팀장은 “바카라를 시작했을 때보다 현재 고객만족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라며 “작업복을 처음 세탁하다 보니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한 달에 4천 장 이상 세탁할 정도로 거래처들도 만족하고 주문도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거 신청할 때 세탁할 작업복의 수가 적어도 된다. 임 팀장은 “영세한 기업의 근로자 건강권 보호라는바카라의 사업 취지에 맞게, 수량이 적어도 수거, 세탁, 배송까지 책임지고 있다.”라며 “현재는 시흥 내 어느 곳이던 찾아주시는 대로 방문 수거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작업복에 중요한 물건을 넣어두고 바카라을 보냈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바카라전 직접 하나하나 주머니 속 물건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사업장에 통보해준다. 물건은 바카라물을 배송하러 갔을 때 돌려보낸다.
시흥 블루밍 바카라는 자활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시흥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자활근로 사업은생계·교육·주거·의료 급여 수급자 및 저소득층의 자립과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주도 프로그램으로, 근로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활근로 급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 안정된 소득을 얻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빈곤 문제를 완화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다.
바카라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만족도도 높다. 현재 근무하는 이는 총 5명이지만, 불어나는 주문량으로 인해 실습생 1명이 더 훈련받고 있다. 박훈희 조장은 “자활근로 사업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되어 취직하게 되었다”라며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곳이다 보니 환경이라든지, 처우에 대해 신경 써 주시는 것이 많다”라며 만족해했다. 이어 “바카라가 위치한 곳은 시화공단 부근으로 집에서 이곳까지 출근하기 1시간 이상씩 걸리는 분들도 있어 자체적으로 출근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라며 “팀장님은 물론이고 직원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고 있어 팀워크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