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한국 웹툰 산업이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 2023년에는매출액 2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업이 발전한 것에 비해 이를 이끄는 작가들의 처우개선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일 발간한 ‘2024 웹툰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웹툰 산업의 총매출액은 2조1890억 원이다. 전년 1조8290억 원보다 19.7% 증가한 금액이다.
2017년 279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3년 후 2020년 1조538억 원으로 처음으로 1조 원 벽을 넘었고, 2023년 2조원을 넘는 기록을 보였다. 콘진원 관계자는 ”관련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8년부터 6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웹툰 산업의 성장세에 비해 창작자들의 수입은 저조한 편이다. 2023년 내내 작품을 연재한 웹툰 작가의 연수익 중윗값이 3800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 국민의 연 가구소득(4인 가족 기준) 중윗값인 6480만 원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해 온 작가들의 과로도 전년보다 수치가 악화했다. 전년도에1주일에서 5.8일이었던 창작활동 시간이 5.9일로0.1일 더 늘었다. 창작하는 날에는 평균 10.1시간을 창작 활동에 썼다. 이 또한 전년(9.5시간)보다 0.6시간 늘었다.
슬롯사이트에 대한 문제도 여전히 나타났다. 작가와 플랫폼 또는 CP사 사이의 계약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슬롯사이트가 자리 잡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아직도 계약 시 슬롯사이트를 활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의 ‘슬롯사이트 양식 미활용’의 비율이 39.0%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슬롯사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다음은 ‘일부 계약 조항만 활용 작성’(35.2%), ‘슬롯사이트 양식을 그대로 사용’(25.8%) 순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지난 6월 만화 분야 슬롯사이트 개정안 6종과 신규 제정안 2종을 확정했다. 개정안엔 수익 배분 규정을 명료하게 하고 정산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또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웹툰 작가들의 열악한 창작환경과 건강 악화를 고려해 웹툰 연재 시 휴재와 회차별 최소·최대 분량 합의 등의 조항도 추가했다.
계에선 슬롯사이트가 작가 개개인의 작업 환경과 계약 조건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계약 내용이 모든 상황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경향이 있어서 작가의 작업 방식, 수정 요청, 추가 작업 등의 세부 사항에 대한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발맞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아 AI 기술 활용, 글로벌 플랫폼 협업 등 새로운 기술과 시장 변화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계약이 체결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세부 상황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연재 중단, 수익 분배 조정이나 수정 및 추가 작업 등 계약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슬롯사이트에 포함되어야 한다는게 작가다수의 의견이다.
문체부는 2025년부터 만화·웹툰 창·제작 관련 사업을 공모할 때 슬롯사이트를 사용하는 사업자 또는 단체를 우대할 예정이다.문체부 윤양수 콘텐츠정책국장은 “창작환경은 더욱 안정되고, 사업화는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슬롯사이트의 활용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